전세보증금 투자펀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2014년 취임 이후 내수 회복을 위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가장 공을 들였습니다. 당시 세계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았고, 국내의 기업과 가계도 불확실성 앞에 잔뜩 움츠러들어 자칫 돈의 흐름이 말라버릴 수 있는 위기였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손쉽게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부분이 부동산 활성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최경환

최근 세계적인 저금리의 기조로 우리나라의 독특한 전세 제도는 멸종되어 가고, 서민들은 주거 불안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습니다.

이에 정부는 LTV나 DTI 규제 완화를 비롯한 청약 제도와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각종 카드를 꺼내 들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고 시장은 정책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증명하듯 작년까지 부동산은 한껏 부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었죠. 집 없는 서민들은 근본적으로 주거 불안에서 해방될 수 없었고 오히려 발 빠른 투기 세력들은 기회를 잘 이용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서민들을 벼랑으로 내몬 저금리의 칼날과 부동산 정책의 훈풍이 만나 이번에는 ‘집 권하는 사회’를 만들어갔습니다.

‘빚내서 집 사라고 말 한 적 없다’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말은 정말 비겁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부로서는 실리를 톡톡히 챙겼습니다. 부동산은 작년 한 해 경기 활성화와 더불어 정부의 세수 증대에도 일등 공신이었는데요. 작년 11월까지 걷힌 세금은 전년도보다 17조 원가량 늘어났고, 이는 4년 만에 세수 결손에서 벗어난 호성적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작년 연초부터 2배가 오른 담뱃값으로 인해 더 걷힌 세수 4조3천억 원과 비교해서 부동산 활성화로 인해 늘어난 소득세가 7조4천억 원이라고 하니, 정부로서는 경기부양과 세수 증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입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서민들의 주거문제가 해결된다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가 전체 임차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서민들의 주거안정은 요원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펀드

지난달 경제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있었는데 부동산 관련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업무 보고 정책 중 하나가 전세 보증금 투자 펀드(전세 보증금 투자 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전세를 구하지 못해서 월세를 얻은 세입자의 경우 남는 목돈의 보증금을 보통 예금 위주로 운영하는데, 정부가 대규모 투자풀을 구성해서 장기 운영을 통해 고수익을 내고 배당을 통해 유동화를 실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한마디로 월세 전환으로 인해 늘어나는 지출을 투자를 통한 수익으로 보전해준다는 것입니다.

펀드라는 투자의 개념으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므로 운용사가 일부 위험을 흡수해서 예금 수준의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인데, 아직 업무보고 수준이다 보니 세부 계획안은 추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업무보고

다만, 정부에서는 3~4%의 수익률을 예상하는데, 예금 이자보다는 높지만 전세에서 월세 전환 시 늘어나는 비용을 따져봤을 때 얼마나 매력적인 수익률인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원금 손실의 위험을 줄인다고는 하는데, 그렇다면 펀드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까요?

어쨌든 정부에서 서민 주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겠으나, 얼마나 성공 가능성이 있는 정책이 될지는 추후 세부 계획을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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