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전세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전세금 대출이 3조4천974억 원 증가했다고 합니다. 증가 숫자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데요. 작년 같은 기간 전세자금 대출 금액이 2조248억 원이라고 하니, 1조4천726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자그마치 72%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당분간 주거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 평균 전셋값은 작년 5월 1억7천256만 원에서 올해 5월 2억136만 원으로 1년 만에 2천880만 원(16.7%)이 올랐고, 서울 아파트는 작년 5월 3억4천111만 원에서 올해 5월에는 4억676만 원으로 6천565만 원(19.2%)이 뛰었다고 하는데요. 웬만한 월급쟁이 봉급으로는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을 쫓아가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면 전세대출 급증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금리인하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1.25%로 확정했는데요.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의 매력이 떨어지다 보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세금을 대폭 올릴 수밖에 없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대출 부담이 낮아져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겼기 때문에 전세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겠죠.
또한, 올 2월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5월부터는 전국적으로 주택담보대출규제가 강화되었는데요. 상환 가능한 만큼 빌리고, 실거주자 위주의 주택시장으로 개편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야 하는 부담이 생겼기 때문에 당장 이자만 갚을 수 있는 전세대출로 수요가 이동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규분양을 제외하고는 전세 선호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전세가율)은 지난달 처음으로 75%를 돌파했고, 주요 구에서는 80%를 넘은 지역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서민 경제의 불확실성 가운데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주택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향후 2~3년간은 전세난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예상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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