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데요. 공급의 과잉으로 세계 경제가 여러 가지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는 요즘 같은 때에는 그래서 중국 시장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무려 1억2천만 명의 중국인들이 해외 나들이를 떠났다고 합니다. 작년 한 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외 여행객들은 1천3백만 명이 넘는데, 그중 중국 관광객이 약 600만 명을 차지했습니다.
늘어나는 해외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제도 중에 사후면세점과 즉시환급제가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전면세점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전면세점
지난해 말 롯데와 SK는 면세점 사업권을 잃고 두산과 신세계는 새롭게 면세점 허가를 받아 면세점 대첩이라는 말까지 생겼죠.
우리가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행기 표와 여권이 필요한 시내면세점이나 공항면세점 등이 사전면세점입니다. 영문표기는 Duty-Free로 표기하는데요. 외국인과 해외로 가는 내국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전면세점은 물건값에 이미 면세가 된 가격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관세 면제는 물론이고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도 없습니다. 사전면세점을 열기 위해서는 관세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작년에 ‘면세점 대첩’ 경쟁이 치열했죠.
사후면세점
사후면세점은 Tax-Free 혹은 Tax-Refund 라고 표시를 하는데요. 외국인이 물건을 사고 출국할 때 영수증을 공항에 있는 환급계산대에 제출하면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돌려주게 됩니다. 사후면세점 물건의 가격표에는 면세된 가격으로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후면세점은 사전면세점과 달리 진입장벽이 낮아 담당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정해진 형식의 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는 단말기가 필요한데, 대행업체와 계약을 하면 무료로 임대한다고 합니다. 대행업체에 수수료를 줘야 하지만 외국 여행객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사후면세점으로 신고해서 영업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도 사후면세점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즉시환급제
즉시환급제는 구매할 때 부가가치세를 뺀 가격으로 사는 것입니다. 공항에서 따로 환급을 받지 않아도 되니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다만, 건당 20만 원, 총액 100만 원 미만에 한해 즉시 환급이 가능하고 넘는 금액은 공항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외국 관광객이 많이 사면 살수록 좋은데 이처럼 금액 제한이 있어서 한도를 늘려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즉시환급제가 발달한 일본은 3만여 개의 사후면세점이 있다고 하는데, 이용 금액 제한도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즉시환급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즉시환급 시스템의 도입이 더디다는 점인데요. 점포에서 즉시환급을 해주기 위해서는 전용 단말기, 관세청과 시스템 연결, 여권스캐너 등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된 시스템의 보급이 늦다는 점입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월 현재 사후면세점 1만2000여 곳 가운데 즉시 환급이 가능한 곳은 단 100여 곳(0.00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저는 예전에 싱가포르로 출장을 갔다가 사후면세점에서 넥타이를 사고 공항에서 세금환급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피곤한 몸과 짐을 들고 환급계산대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서 줄 서서 돌려받는 것도 은근히 귀찮았습니다. 흔히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부르는데, 사후면세점과 즉시환급제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내수시장으로 삼기 위해 더욱 편리하게 다듬고 정비해야 하는 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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