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자율화와 표준이율 제도

누구를 위한 보험료 자율화였나?

어린아이들이 있으면 병원의 문턱이 닳을 정도로 자주 드나들게 되죠. 원인 모를 고열로 응급실을 찾는 일은 정말 흔하고 저희 큰 아이는 배가 아프다고 해서 응급실에서 관장까지 한 적도 있었답니다. ㅎㅎ

그래서 아이들의 보험가입은 어른들보다도 많이 신경 써서 가입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 집 아이들도 보험에 가입했었는데, 그동안 귀찮다는 핑계로 실비보험료 청구를 거의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보험 실비를 청구하려면 정말 큰 마음을 먹어야되더군요.

의료 영수증
대충 모은 영수증

보험 청구에 필요한 진료비·약제비 계산서나 영수증을 모아두지 않아서 자주 가는 병원들과 약국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첨부 자료들을 재발행하는 것도 상당히 귀찮죠. ^^; 심지어 청구 기간이 지나버려 환급받지 못한 아까운 것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ㅎㅎㅎ

표준이율 제도란?

작년부터 금융당국이 보험료 자율화를 시행했는데요. 가장 큰 변화는 보험사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이율 제도가 폐지된 점이었죠. 표준이율 제도는 보험사 간의 과도한 경쟁과 보험금 지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보험료 규제가 될 수 있게 금융 당국이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에 적용하는 이율이라고 하는데요. 기존에는 금융감독원이 매년 표준이율을 결정하면 각 보험사는 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책정했지만, 작년부터 이 제도가가 폐지되면서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보험료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죠.

작년에 실손보험이 20%가량 급등하더니 올해도 역시 20%정도 오른다고 합니다. 규제 완화를 통해 보험업계에 대한 규제를 줄이는 대신 보험사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라고는 하는데요. 과연 소비자들은 서비스 향상을 얼마나 체감할 수 있을까요?

표준

사실 그동안 보험사의 상품과 보험료가 붕어빵 찍어내듯 거의 엇비슷한 게 사실이었는데, 그나마 보험사 간에 새로운 상품들이 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죠. 특히, 창의적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보험협회가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 신청 제도도 있는데요. 해당 보험회사에는 3~6개월간 독점적 권리를 준다고 하니 보험계의 특허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2년 연속으로 이렇게 보험료가 폭등하는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그동안 보험사들은 표준이율을 지침 삼아 표준이율이 낮으면 보험료를 올리고, 표준이율이 높으면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결정해왔는데,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어졌으니까요.

앞으로 보험업계의 신상품 설계에 대한 고민도 만만치 않겠지만, 소비자들 역시 넓어진 선택의 폭이 오히려 혼란으로 다가와 보험선택에 대한 고심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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